영혼의 음치, 박치
시간이 흘러 대학교 2학년 때 한국컨티넨탈싱어즈에 도전했습니다. 1차 음원 오디션을 통과하고 직접 반주 음악(MR)을 듣고 노래를 부르는 2차 오디션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당시 제가 속한 성가대 지휘자님과 노래 첫 소절, 첫 박을 제대로 들어가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오디션 당시 무려 10번의 기회에서도 첫 박을 맞추지 못했고, 결국 심사위원들이 함께 불러줘 간신히 노래를 마쳤습니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첫 박을 내려는 제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오디션에 합격해 컨티넨탈싱어즈 겨울 투어 사역 기회라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여전히 제게 남아있는 음치, 박치의 성향은 때론 저를 괴롭힙니다. 조금이라도 어려운 박자의 찬양을 부르다 순간 박자를 놓쳐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경험을 종종 하곤 합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신경 쓰고, 남들보다 더 찬양 곡을 미리 연습하고 시뮬레이션 하지 않으면 쉽게 찬양을 인도할 수 없는 연약함 투성이인 저 입니다.
부족한 제 모습에 실망스러워 하던 어느 날, 문득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찬양은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삶의 힘든 순간순간마다, 눈물 골짜기와 같은 힘든 시기를 보낼 때, 그리고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에 감사해야 하는 순간순간 마다 정확한 시점에 내 영혼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찬양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영혼의 음치, 박치가 아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의 예배자입니다.
부족함, 연약함은 더 하나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찬양은 노래 실력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그렇게 평가했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의 찬양에 대한 평가는 오직 하나님께서만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영혼의 음치, 박치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에 합당한 영혼의 찬양을 아름답게 주님께 드리는 한우리교회 성도님들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