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야사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광해군 때 나성룡이라는 젊은이가 교수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효자였던 그는 집에 돌아가 연로하신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게 해달라고 간청했습니다만 도망이라도 간다면 국법과 질서가 흔들리고 공평성마저 훼손 되는 선례를 남길 수 없기 때문에 광해군은 간청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나성룡의 친구 이대로 라는 사람이 보증을 서겠다면서 나섰습니다. “전하, 그를 보내 주십시오. 제가 그의 귀환을 보증하겠습니다.” “만일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찌하겠느냐?” “어쩔 수 없지요. 친구를 잘못 사귄 죄로 제가 대신 교수형을 받겠습니다.” "너는 성룡이를 믿느냐?" "전하! 그는 제 친구입니다."
광해군은 어쩔 수 없이 허락하고 이대로는 기쁜 마음으로 나성룡을 대신해 감옥에 갇혔습니다. 교수형을 집행하는 날이 밝았습니다. 그러나 나성룡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람들은 바보 같은 이대로가 죽게 됐다며 비웃었습니다. 이대로가 교수대로 끌려 나와 그의 목에 밧줄이 걸리자 그의 가족들이 울부짖으며 우정을 저버린 나성룡을 욕하며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그러자 목에 밧줄을 건 이대로는 눈을 부릅뜨고 화를 냈습니다.
“나의 친구 나성룡을 욕하지 말아라. 당신들이 내 친구를 어찌 알겠는가?” 죽음을 앞둔 이대로가 의연하게 말하자 모두가 조용해졌고 집행관이 고개를 돌려 광해군을 바라보니 광해군은 주먹을 쥐었다가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려 사형을 집행하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바로 그때 멀리서 누군가가 말을 재촉하여 달려오며 고함을 치며 나성룡이 달려왔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다가와서 말하기를 “오는 길에 배가 풍랑을 만나 겨우 살아 왔고 그래서 이제야 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제 친구를 풀어주시고 저를 사형하여 주십시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울며 작별을 고했습니다. “나의 소중한 친구여! 저 세상에 가서도 자네를 잊지 않겠네.” “아니네! 자네가 먼저 가는 것뿐일세.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도 우리는 틀림없이 친구가 될 거야.”
이대로의 목에서 나성룡의 목으로 교수형 밧줄이 바뀌어 걸었고 교수형이 집행 되려는 찰나 광해군은 사형집행을 중지시켰습니다. 광해군은 두 사람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다가 다시 제단으로 되돌아와서 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왕의 권위로 결정 하노라. 저 두 사람을 모두 방면토록 하라" 사형 집행장에 모였던 원로대신들과 조선백성들이 그때서야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두 사람의 방면을 기뻐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누가 친구를 대신하여 죽을 수 있을까요? 그런 분이 한 분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15장에서 우리를 친구라 불러주시면서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친구인 우리들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기꺼이 죽으시고 그 분의 의로 말미암아 부활하셨습니다. 사순절이 시작되었고 고난주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침 주일날 묵상하는 말씀도 예수님의 재판과 고난에서 시작하여 십자가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를 대신하여 친구 되신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말씀을 묵상하고 받아들일 때 더욱 은혜가 넘치는 사순절이 될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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